대한항공 조현아 전무의 광폭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A380기에 기내면세점… 서울 도심에 호텔 추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37·사진)가 최근 ‘광폭(廣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하늘의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여객기 A380기에 세계 최초로 ‘기내 면세점’을 설치하기로 한 것도 조 전무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비행기 안에서 면세품 상품 설명서만 보고 승무원에게 주문했지만, 기내 면세점에서는 공항 면세점처럼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를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6월 10일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에 투입될 A380기에 기내 면세점을 처음 설치하고 이어 홍콩, 방콕, 뉴욕, 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추가로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14년까지 총 10대의 A380기를 들여올 방침이며, 이 항공기에 모두 기내 면세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조 전무의 회사 내 직함은 객실승무본부장,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호텔사업본부장 등 3개다. 호텔 관련 업무도 모두 조 전무의 몫. 조 전무는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한진그룹이 소유한 윌셔 그랜드 호텔을 재개발하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도 성사시켰다. 이 사업은 지상 15층, 지하 3층의 호텔을 10억 달러를 들여 최첨단 건물로 바꾸는 것으로 이날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의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

조 전무의 다음 목표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미 대사관 숙소 터에 호텔을 건립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호텔 건립은 어려움에 부닥쳤다. 서울 중부교육청이 호텔 건립 터 인근에 덕성여중 등 3곳의 학교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져 대한항공이 1심에서 패소한 것.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 종로구청도 공원, 주차장 등 주민을 위한 공동 편의 시설로 개발하는 것이 옳다며 반대하는 상황.

대한항공 관계자는 “행정기관들의 반대가 있지만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 성사, 기내 면세점 설치 등을 통해 받은 탄력을 호텔 건립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을 비롯한 43명의 국회의원이 호텔 건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광숙박시설 확충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호텔 건립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도심에 호텔 건립까지 성사되면 조 전무의 향후 행보에도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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