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백약 무효’ 중국發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세계 경제가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인플레이션 파급효과가 워낙 커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 쓰나미’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미국 경제가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데다 유럽 일부 국가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어 중국의 경기 향방은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중국 경제 과열의 배경

중국 국가통계국이 15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3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각각 9.7%와 5.4%로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3월의 CPI 상승률 5.4%는 종전까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의 5.1%를 넘어서는 수치다. CPI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월 7.3%로 CPI의 추가 상승을 예고한다.

중국 경제는 두 자리에 육박하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근로자 최저 임금 상승 등으로 생산 비용이 높아지는 추세다. 더욱이 아랍권 민주화 시위 여파 등으로 석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안팎의 요인이 중국 경기 과열의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류위안춘(劉元春) 중국 런민(人民)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석유 곡물 원자재 등 국제 상품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에 근접하면서 수입형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CPI 상승률은 6, 7월까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통화 긴축 이어진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7일 대형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1일부터 20.5%로 0.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준율 인상은 올해 들어 4번째이며 본격적으로 통화긴축에 나선 작년 이후 9번째다. 런민은행은 6일부터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려 3.25%로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3500억 위안(약 58조5000억 원)의 유동성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은행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행장은 17일 보아오포럼 참석 중 중국라디오방송(CNR)과의 인터뷰에서 “은행 지준율이 작년 이후 9차례 인상돼 20.5%로 사상 최고에 이르렀지만 상한선은 없다”며 “상황에 따라 지준율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와 위안화 환율은 13일 6.5369위안으로 내려가 사상 최저치이자 처음으로 6.53대로 내려왔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 보고에서 올해 물가억제를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무역흑자와 핫머니 유입,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 등으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3조 달러를 넘어선 것도 유동성이 넘쳐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최소한 두 차례 이상 이자율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중국 물가 상승

미국 뉴욕타임스는 17일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중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국제 곡물, 원유 가격 상승에도 요인이 있지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 정부가 풀어놓은 4조 위안의 자금 등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경기 진작을 위해 풀린 자본이 아직 흡수되지 않고 있는 것이 정부의 다른 물가억제 조치를 무색하게 한다”며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경기 회복 중인 일부 국가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최저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도 변수다. 중국 정부는 빈부 격차 해소나 지역간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임금 상승을 용인하고 있다. 중국 내 인플레이션은 중국산 제품 수출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주름살을 만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저가 중국 상품을 살 수 없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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