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OPEC “유가 올라도 증산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원유시장 공급과잉 상태”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잇따라 밝혔다. 고유가 행진은 원유 수급 문제 때문이 아니라 국제 투기자금 때문이며 현재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이라는 것.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17일 아시아 에너지장관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쿠웨이트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시장에 석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며 “사우디는 (산유량을 줄여) 원유 생산을 2월 하루 평균 912만5000배럴에서 3월에는 829만2000배럴로 줄였다”고 밝혔다.

알나이미 장관은 “4월 생산량은 3월보다 조금 많을 것”이라며 “구체적 수치를 밝히는 이유는 시장에 원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사우디 석유업계 소식통은 지난주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수요 감소를 감안해 산유량을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였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의 무함마드 빈 다헨 알함릴 석유장관도 이날 시장에 원유가 잘 공급되고 있다며 지금의 고유가는 시장 수급상황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아흐마드 알압둘라 알사바 석유장관 직무 대행도 이날 쿠웨이트가 하루 평균 22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며 시장에 원유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무함마드 살레 알 사드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투기 때문이며 투기와 관련해선 OPEC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산유국들이 시장에 원유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임에 따라 6월에 열릴 예정인 OPEC 정례 각료회담에서 증산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골드만삭스가 최근 ‘고유가로 인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후 하락했다가 15일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지표가 나오면서 반등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55달러(1.4%) 오른 배럴당 109.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