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활발하다.일반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한 뒤에야 금융업이 발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미래시장을 보고 진출을 결정한 나라는 경제발전이 예상되거나 주변국의 투자를 좌우할 수 있는 요지인 경우가 많다. 증권사들이 진출하는 지역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노리고 투자할 만한 지역일까. 각 증권사로부터 자사가 진출하려는 지역과 그 지역에 대한 투자팁을 들어봤다.》 ○ 인도네시아 신흥시장의 선두
신흥시장의 대표 주자 중 하나가 바로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를 추천한 곳은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다. 대우증권은 2007년부터 현지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의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해 현재는 38.35% 지분을 확보했으며 현지에서 온라인 1위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대신증권은 현지 최대 국영은행인 만디리은행 자회사인 만디리증권과 온라인 증권거래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로컬 증권사와 업무 제휴 등을 해왔고 현지 사무소 등 진출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만7508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도서국가로 인구는 2억4000만 명으로 세계 4위 규모다. 원유,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동남아시아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다.
이 나라는 과거 20년간 경기변동이 극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저금리, 저물가, 고환율 흐름이 정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신용시장이 장기적인 팽창 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이인구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 총대출액 비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은행대출이 최근 몇 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용시장이 장기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아시아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 정책으로 중국으로부터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주춤했던 글로벌 자금 유입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인도네시아 최고 부유층 자금의 피난처였던 싱가포르에서 본토로 자금이 귀환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6.2%에 이를 정도로 견고한 점을 바탕으로 잠재 소비시장의 파워가 엄청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이 두드러지고, 내수 비중이 높아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화에 따라 경기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유의할 점이다. 김세영 한국투자증권 해외사업추진실 팀장은 “금리에 민감한 소비재, 금융업종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브라질 개인금융 확대 예상
미래에셋증권이 브라질 현지법인 출범식을 하고 있다.신흥국 진출에 앞장서 온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을 유망 지역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은 이미 지난해 현지 증권사를 설립해 한국의 발달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선보이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의 선두주자로 몇 년째 각광받았던 브라질은 2000년 이후 시가총액이 총 406% 상승했다. 그래도 아직 ‘배고프다’는 게 미래에셋의 설명이다.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장은 “브라질은 확정금리가 매우 높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굳이 주식시장에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서도 “증권거래소에서 축구황제 펠레를 홍보대사로 앞세워 5년 이내 500만 계좌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어 주식형 펀드 등 상품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2억 명의 거대 인구와 가스, 석유, 농산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와 더불어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5% 내외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특히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 대형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어 한국이 경험했던 것과 같은 폭발적 경제성장과 급속한 선진국화가 기대된다. 외환보유액도 3223억 달러로 매우 안정적이다.
○ 베트남, 라오스 자본시장 태동기
베트남 호치민시 사이공 강변 야경. 강 건너 68층으로 짓고 있는 파이낸셜타워가 보인다.IBK투자증권은 라오스의 한상기업 코라오홀딩스와 손잡고 현지에 증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해 전 국토의 80%가 산악지대인 곳이다. 인구가 620만 명에 불과해 내수시장 잠재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가 전체 인구의 40%에 이르고 무역의존도가 높지 않고 외국인투자가 많지 않아 2005년 이후 매년 6∼8%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2, 3차 산업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내고 본격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인구가 9000만 명으로 독자적인 내수시장이 형성될 잠재력이 있고, 40세 미만 젊은 인구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해 향후 소비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 5년간 GDP 성장률이 연평균 7.2%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제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투자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를 불식하려고 정부에서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당분간 성장률 저해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송학 호찌민사무소장은 “인텔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고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10∼20년 후가 기대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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