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사태 날라” 은행들 IT보안 강화 나서… USB 사용 통제-보안인력 확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금융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금융권이 부랴부랴 보안 강화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정보기술(IT) 보안 강화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보안실태를 점검키로 하면서 은행권은 이에 앞서 자체적으로 보안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USB 메모리를 통한 노트북 접근이 농협 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모든 기기의 USB 메모리 삽입구를 막고 불가피하게 써야 할 경우 부서장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모든 주요 서버에는 ID와 비밀번호, 일회용 비밀번호(OTP) 발생기 인증을 거쳐야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맞춰 IT 보안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보안 담당자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IT 보안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 국민은행은 관련 부서 확대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외부 기관을 통해 보안점검을 의뢰해 점검 결과를 실무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농협 전산망 마비로 우체국 예금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19일 현재 우체국 예금 잔액은 56조3775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7965억 원 증가했다. 농협 점포의 약 70%를 차지하는 농어촌 지역 고객들이 전산 마비로 예금 등 금융 거래가 어려워지자 우체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계속 감소하던 예금 잔액은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2월 저축은행의 잇따른 영업정지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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