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의 연령파괴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주요 상장사 임원의 4명 중 1명은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06∼2010년 자산순위 100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임원을 분석한 결과, 40대 임원이 2006년 말 약 8% 수준에서 지난해 말 26%로 늘어났다. 40대 임원 비중은 2007년 10.03%로 처음 10%대를 넘긴 이후 2008년 13.72%, 2009년 19.75%로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40대 임원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전체 임원의 평균 연령도 지난해 52.5세로 낮아졌다.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2006년 말 55.9세, 2007년 말 55.2세, 2008년 말 54.4세, 2009년 말 53.3세 등으로 해마다 0.7∼1.1세씩 낮아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 3년 안에 ‘50세’ 벽도 깨질 수 있다. 60대 이상은 5년간 20.18%에서 6.30%로 급감해 그룹 총수 일가나 부회장급 등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임원 연령파괴 현상은 특히 시장 변화가 빠르고 업황 주기가 짧아 젊은 인재를 선호하는 정보기술(IT), 통신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가장 젊은 기업은 웅진홀딩스로 평균 연령이 48.8세였다. 미등기 집행임원 9명 가운데 2명이 30대였다. 이어 SK텔레콤(49.2세), LG유플러스(49.8세), 삼성전자(49.9세), SKC&C(50.2세), 삼성전기(50.2세) 등 IT 통신업체가 그 뒤를 이었다. IT업계에서는 이공계 출신의 1960년대생, 40대 임원을 일컫는 ‘이육사’ 세대가 주류를 형성해가는 추세다.
업황 주기가 길어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직원의 노련미와 경륜이 중시되는 업종에서는 임원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현대중공업(54.9세), 대우조선해양(55.0세), 삼성중공업(54.2세), 한진중공업(54.4세) 등 중공업체는 대체로 50대 중반이 주류였다. 포스코(54.7세), 동부제철(55.9세), 동국제강(55.6세) 등 철강업계도 비슷했다.
임원이 젊어진다는 것은 조직의 활력,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의 대응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조기퇴직, 구조조정 확대 등 고용안정성을 떨어뜨려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30대 임원까지 등장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임원 나이는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0대 이하 임원은 2006년 11명(0.21%)에서 지난해 29명(0.46%)으로 늘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대한항공 조현민 상무보(28)는 20대로 이번 조사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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