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립스키 IMF 수석 부총재 인터뷰 “한국도 2차 인플레 위험 적절한 정책조정 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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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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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가 워싱턴 IMF 본부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가 워싱턴 IMF 본부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22일 “한국 경제가 2차 인플레이션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적절한 정책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서 14, 15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립스키 수석부총재를 IMF본부 집무실에서 인터뷰했다.》

―한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 한국 경제에 2차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보나.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이 올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가격과 원유가격이 오르는 올해 상황에서 대부분 나라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그동안 성장세가 높았고 과잉설비가 줄어든 나라의 경우 지금 적절하게 정책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곡물가격과 원유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지 않고 더욱이 2차 인플레이션을 불러오지 않으려면 적절히 정책조정을 해야 한다.”

―일본 대지진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은….

“1995년 한신 대지진 때를 보자. 처음엔 피해가 아주 큰 것 같았지만 회복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원전과 관련해선 상황이 아주 복잡하고 영향의 수준을 확신하기가 어렵다. 이런 것들이 국내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투자를 꺼리게 만들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여기에다 공급 부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지금으로선 모른다. 아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충격의 파급효과가 어떨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관적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정위기를 극복할 대책을 최근 발표했다.

“재정적자 문제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아주 복잡하고 정치적으로도 까다로운 문제다. 건강보험 개혁정책에 대한 정부지출이나 고령층 연금 문제 등 많은 사안은 본질적으로 장기 이슈여서 지금 당장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경기부양에 정책 초점이 맞춰졌지만 지금은 장기 재정문제에 무게가 두어져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각각 법안을 내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 일본 지진 및 유가 급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하방 위험(downside risk) 요인이 커졌는데도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을 4% 중반대로 유지한 배경은….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4%, 내년에는 4.6%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은 3.6%였고, 최근 20년간 성장률은 3.5%였다. 과거 성장률 기준으로 보면 올해 성장률은 아주 좋은 편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을 약 2.5%로 예상하고 있다. 신흥 개도국의 경우 올해와 내년에 6.5%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도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증가하고 있고 과잉설비는 줄고 있다. 개도국은 경제위기를 탈출할 때 썼던 확장적 경기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에서, 특히 미국에서 기업 이익은 아주 강한 편이다. 기업 재무상황도 아주 양호하다. 기업투자가 늘고 신규 고용이 창출되면서 긍정적인 역동성을 불러올 것이다.”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재정위험이 불거진 후 이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재정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주요 20개국(G20)의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가량 늘었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막대한 부채는 나라 살림살이를 옥죌 것이다. 정부가 중기적인 재정 조정정책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중국 난징에서 열린 국제통화시스템(IMS) 국제 콘퍼런스에서 중국 위안화를 달러와 유로, 파운드, 엔 이외에 추가로 SDR(특별인출권)의 구성통화로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아주 흥미로운 이슈다. 이 문제는 부상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상징일 수도 있고 장래 중국 화폐와 금융시장에 대한 잠재적인 역할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난징 회의에서는 궁극적으로 위안화를 SDR 바스켓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당장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은 없다. 앞으로 SDR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에 대한 것과도 맞물려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 G20정상회의 후 한국에서는 IMF 등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늘었다.

“우리는 가장 우수하고 헌신적인 최고의 직원을 뽑는다. IMF 직원들이 국제적으로 다양하도록 고려할 것이다. 쿼터 같은 것은 없지만 국적 측면에서 과소 대표되는 나라에서 인재를 적극 찾으려 하고 있다. 한국은 인재를 찾는 데 아주 좋은 곳이다. 미국 스포츠 용어로 ‘대표팀 선수에게는 항상 룸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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