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4000억 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PF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은행들이 사업성이 좋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권 원장은 “일부 은행은 저축은행의 PF 사업장 가운데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을 자발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나섰다”며 “이를 다 합치면 약 4000억 원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원장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금융권이 양호한 사업장의 PF까지 회수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견실한 건설사도 견디지 못해 회생신청을 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PF 해결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PF 규모가 큰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은행마다 300억∼4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까지 저축은행 PF 인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 방식은 저축은행이 초기 브리지론(주로 사업승인 전까지의 단기 대출) 형태로 갖고 있는 채권을 은행이 본PF(사업승인 뒤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들어가는 자금을 조달받는 대출)로 전환해주거나 PF 사업장에서 저축은행이 회수하려는 몫을 은행이 인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하지만 각 은행 간의 이해관계가 달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별로 인수 규모를 결정해야 하는 데다 저축은행 PF를 인수하기에 앞서 사업성이 양호한 PF 사업장을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며 “필요성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실행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권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은행장들과의 모임으로 7개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 기업, 농협, 수협, 수출입 등 5개 특수은행과 지방은행 등 18개 은행 대표가 참석했다.
한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당국의 최종 판단은 5월로 미뤄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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