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선행도 제대로 해야…” 기부 컨설팅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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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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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
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서점에서는 ‘부자가 되는 법’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부자가 되는 생활습관에서부터 재테크 요령까지 갖가지 이야기들의 공통적인 사항은 부자들은 절대로 낭비를 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이러한 특성은 기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기부는 특정한 대가 없이 현금이나 물품을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해서 기부자들이 실제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부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최근 국내 공익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다수가 기부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기부처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기부자들은 자신의 기부금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쓰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2010년 말 터져 나온 국내 모금단체의 감사 결과, 모금액의 일부가 유용됐다는 사실은 연말연시 기부의 손길을 얼어붙게 만들기도 했다. 돈에 대해 절대로 낭비를 하는 법이 없다는 부자들에게는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이슈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기부와 관련된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부행위 자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자 하는 고액 자산가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달라진 점은 기부방식의 변화다. 그저 좋은 일에 써달라며 기부처에 맡기기보다는 점차 체계적이면서 목적성을 갖고 기부하는 ‘스마트 기부’ 형태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고액 자산가들은 자기 재산의 관리를 맡기는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단순히 재산을 보호하고 늘리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컨설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부의 욕구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경제적 형편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아동들을 돕는 것을 더 큰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고, 심신의 결함으로 사회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장애인을 돕기 원하는 사람도 있다.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를 원하는 자산가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제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다양한 기부의 욕구에 맞추어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가 필요한 사회가 됐다. 고객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회사들도 더는 수익률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고객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만 그 회사 또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금융기관들이 기부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객들이 진짜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금융문화의 신선한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 본다.

이재경 삼성증권 UHNW사업부장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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