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외통위는 통과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2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이 처리에 반발하며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처리는 무산됐다.

외통위는 이날 정부로부터 한-EU FTA 발효에 따른 소규모 축산농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을 비롯한 지원대책을 보고받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이어 재석 의원 25명 중 찬성 17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앞서 정부와 여야는 축산농가 지원책으로 8년 이상 직접 운영한 목장 면적 990m²(약 300평) 이하의 축사·토지를 처분할 경우 양도세를 100% 감면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농축산업 후속대책이 미흡하다”며 추가 논의를 거쳐 6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한-EU FTA 후속대책을 충분히 들은 데다 FTA가 7월 1일 발효되는 만큼 이번 회기에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구상찬 의원은 표결 처리에 반발하는 김 의원 등에게 “충돌을 피하고 야당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수차례 표결처리를 연기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토론은 충분했다”며 비준동의안을 표결처리했다. 외통위 소속이 아닌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회의장 한가운데로 들어와 남 위원장에게 항의했으나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18일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져 비준동의안을 부결시킨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도 이날은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외통위 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보이콧 방침을 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 몸으로라도 저지하지 못한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가 ‘한-EU FTA 처리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수없이 말했다. 민주당의 저축은행 사태 청문회 요구를 수용해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면서 “민주당의 합의 파기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4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9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열어 접점을 모색할 예정이다. 합의점을 못 찾을 경우 이날 본회의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27 재·보선 참패로 위축된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포기하면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처리는 4월 국회를 넘길 공산이 크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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