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소유할 때의 이점은 많다. 서울시내 남산 1·3호 터널을 지날 때 혼잡통행료 2000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반값이고, 연료소비효율이 높아 기름값도 적게 든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적은 것은 덤이다.
그동안 가격이 비싸서, 또는 실내가 좁아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사는 것을 망설였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2000만 원대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운행 중 엔진에 의해 충전되는 배터리를 갖추고 있는 자동차다. 엔진과 전기모터 중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동력으로 움직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2일부터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판매한다. 이미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판매되고 있지만 둘 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어서 실적은 저조했다. 이제 중형이면서 값도 비교적 싼 쏘나타와 K5가 나오면 국내 하이브리드 차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달아 엔진 출력 150마력, 전기모터 출력 41마력으로 최대 191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연비는 중형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좋은 L당 21.0km. 현대차는 이 차량에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종전 복합형에 비해 구조는 간단하지만 작은 모터 용량으로 구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성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때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 보행자가 차량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또 4.2인치 컬러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계기반, 버튼 시동,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 등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K5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엔진과 전기모터 등의 사양이 같다.
쏘나타나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입하면 저공해 차에 적용되는 각종 법적 세제혜택으로 개별소비세와 교육세(최대 130만 원) 및 취득세(최대 140만 원) 감면, 채권 및 공채매입 면제(최대 200만 원) 등의 이점이 있다. 원래 차량 값이 비싼 하이브리드지만 각종 세제 혜택을 더하면 비교적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자동으로 걸리며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고속에서는 가솔린 엔진으로 구동해 불필요한 가스배출과 연료소비를 줄인다. K5 하이브리드의 CO₂ 배출량은 12만 km 주행 시 18.0t으로, 같은 배기량인 K5 2.0 가솔린엔진 수동변속기 모델보다 27% 적다. 이렇게 줄인 이산화탄소량은 30년생 소나무 1100여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것과 같은 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