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매각에 금호터미널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면서 매각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불똥은 매각 주체도, 입찰 참여 기업도 아닌 신세계로까지 튀었고 지역사회까지 가세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 매물로 꼽히는 대한통운의 매각 작업은 당초 지난달 18일 본입찰 안내서 발송으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매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이 대한통운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매각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아직까지 본입찰 안내서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16일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후속 작업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터미널은 복합문화공간인 광주종합터미널 유스퀘어(U-square)와 전남 목포 등 16개 지역의 버스터미널 임대 및 관리를 하는 업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의 고속사업부와 금호터미널이 밀접한 관계가 있고, 금호산업의 고속사업부가 금호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 때문에 금호터미널을 대한통운과 분리해 재매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다른 매각 주체인 대우건설은 대한통운 매각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리 매각보다는 일괄 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을 둘러싼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로까지 번졌다. 대한통운 입찰에는 현재 포스코 CJ 롯데가 참여했는데 이 중 롯데가 금호터미널을 포함한 일괄 매각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광주종합터미널에는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해 있는데 2015년이면 임대계약이 끝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광주 상권의 중심에 위치한 이곳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대한통운과 함께 금호터미널을 인수하면 광주신세계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신세계다. 광주신세계는 ㈜신세계와는 별도 법인으로 1995년 설립됐지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약 53%의 주식을 보유해 최대 주주이며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다.
반면 포스코와 CJ는 금호터미널에 별 관심이 없는 데다 분리할 경우 매입 가격을 낮출 수 있어 분리 매각을 선호하고 있다.
대한통운 매각 논란은 지역 사회로도 번졌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대한통운과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의회는 이 성명에서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3개 기업은 지역 연고가 없는 데다 고속버스 사업과 무관한 기업들이어서 공익보다는 기업논리만 내세워 점포 임대료나 매표 수수료를 인상할 것이 우려된다”면서 “터미널은 지역의 공익시설로 분리 매각하는 것이 지역사회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특정 대기업의 유통구조 독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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