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외국인 순매수 행진 언제까지? 환율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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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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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의 해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첫째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거나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시장을 주도했던 기업군의 이익 전망치도 상향조정되면서 이들 종목 주가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실적 발표를 전후해 일단은 이익실현을 하고 관망해 보자는 기류도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종목군의 주가 상승에는 향후 실적 개선의 기대감까지 반영됐고, 실제로 실적 개선의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시각들이 충돌하면서 지수는 올랐지만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좀 강하다. 바로 업종 및 종목 간 주가 움직임이 크게 발생했다. 특이할 만한 점은 기존 주도 종목군의 하락폭에 비해 주가지수의 조정 폭은 미미하였다는 것이다. 주가지수가 지탱된 데는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외국인이 주가지수 선물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주가지수와 주가지수 선물 간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가 높아졌는데, 이를 노린 매수차익거래가 활발히 있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매수 차익거래뿐 아니라 일반적인 주식 순매수도 병행하였는데 이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과 같은 타 산업부문 간의 격차 심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균형, 물가 상승으로 인한 폐해 등은 정책 당국의 입장에서 도외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였지만, 환율이라는 가격변수의 조정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금리인상만으로는 흡수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말았다.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답보 상태에 놓인 것을 보면 국내 투자가들의 체력은 조금 고갈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의 주식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 확대가 환율의 하락을 일종의 보험처럼 생각한 매수였다면, 환율의 하락추세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는 이익실현을 위한 매도세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월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의 정책방향 결정, 중국의 물가상승률 추세 전환과 긴축정책 기조의 완화 여부,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의 향배, 유가의 안정세 여부 등 투자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결정이 내려진다. 따라서 5월에는 일종의 관망 심리가 작용하며 이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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