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보복 위협에 기업도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4일 03시 00분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으로 알카에다가 보복을 천명하자 국내외 한국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타깃은 미국이지만 우방인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폭파 협박을 받았다. 3일 경찰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캐나다법인은 2일 오전 4시 28분(현지 시간) ‘삼성 본사와 주한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바레인,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대사관에 2∼6일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e메일을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특공대 50여 명이 탐지견을 대동하고 3일 오전 내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사옥 곳곳을 수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프리카·중동 사업부가 상대적으로 테러 위협이 덜한 두바이에 있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유사시 임직원과 가족들을 즉시 안전한 지역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GM은 모기업인 미국 GM이 ‘안전 주의(Alert)’를 발령함에 따라 이를 한국 내 임직원과 공유하고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전북 군산 공장의 검색과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한국GM 관계자는 “GM 본사는 미국 대표기업인 GM이 늘 알카에다 등의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이번 사태 이후 보복 테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주의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외국 항공사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향후 필요하다면 보안등급을 올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안등급을 올리진 않았지만 워낙 민감한 시기인 만큼 미국행 항공기에 대한 보안검색을 더 꼼꼼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등급이 상향되면 해외 항공편 승객이 기내에 수하물을 반입할 때 전수 개봉 조사하는 등 검색을 강화한다.

중동 및 아시아에 주요 건설현장이 있는 건설업체들은 당장 안전에 위협을 받지는 않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대거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보다 알카에다의 거점지역인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파키스탄 등은 상대적으로 치안 상황이 좋지 않아 과거 탈레반 등 테러 세력이 국지적으로 공사현장을 공격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에는 대우건설 삼부토건 두산중공업 등 총 15개 업체가 복합화력발전소, 수력발전소 등 총 10억 달러 규모(계약금액 기준)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삼환기업 등 총 9개 업체가 도로 조성 등 4억3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키스탄에 진출한 A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별다른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회사 이름이 자꾸 거론돼 타깃이 될까 두렵다”며 말을 아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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