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하며 식품업계에 칼을 빼들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 강연에서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인지, 또 그 과정에서 담합과 같은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최근 ‘리뉴얼 제품’,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가격을 편법 인상했는지 점검하고 있다”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다음 달까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재 일부 식품업체들이 기존 제품의 고급화를 명분으로 가격을 편법 인상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리뉴얼’이나 ‘프리미엄’ 제품이 포장에 표시된 대로 새로운 재료가 포함됐는지, 광고만큼 효능이 있는지 검증해 제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현재 농심과 롯데제과 LG생활건강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쳤다.
공정위 관계자는 “첨가된 재료의 양이나 효능이 광고와 다르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리뉴얼 제품을 내놓는 과정에서 업체들 간 담합과 같은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도급법을 위반한 대기업에 대한 제재도 다음 달까지 마무리될 계획이다. 하도급법은 납품가격 협상에서 대기업들이 하청업체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자동차, 전자 등 하도급 거래가 많은 40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개 이상 기업에서 단가 인하와 일방적인 발주 취소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내달까지 법에 따라 과징금 부과를 포함한 엄정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다음 달부터 제조업 분야 6만 개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법 위반에 대한 서면실태조사를 시작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권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노예계약’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불공정한 연예인 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연예인 표준약관 개정안도 상반기 중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까지 연예인 표준약관 개정을 마쳐 청소년인 연예인들에게 과다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표현, 과도한 계약기간을 강요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게임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실태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해 문제점을 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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