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예금인출 자진신고뒤 조직서 매장될까 괴로워해”… 자살 금감원직원 부인 진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직원 투신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남부경찰서는 4일 숨진 김모 씨(43)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유족의 진술로 볼 때 김 씨가 부산2저축은행 영업정지 이전 예금을 인출한 문제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의 부인은 경찰에서 “금감원이 지난달 28일 영업정지 저축은행에서 본인이나 가족이 돈을 찾은 사람은 자진 신고하도록 한 이후 남편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부산지원 소속 직원 10여 명 가운데 본인 또는 가족이 저축은행 예금을 미리 인출한 사람은 김 씨뿐이었다. 이때부터 김 씨는 ‘관련자 조사’ 등을 거론하며 가족에게 걱정을 토로했다. 김 씨는 부인에게 “우리 회사는 한 번 이런 사태에 연관돼 이름이 오르내리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 매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합법적으로 돈을 찾았지만 우리 조직 내에서 이런 사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다”는 말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 부인 진술과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고 내린 과정을 담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볼 때 타살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