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가 독주하고 있다. 4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10대 중 7대 정도가 독일 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비중으로는 전체 수입차의 90%에 이를 것으로 수입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미국 브랜드는 전년대비 시장점유율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등 독일 차에 시장을 뺏기며 고전하고 있다.
5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4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8204대 중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마이바흐, 포르셰 등 독일 브랜드 자동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5575대로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수입차가 개방된 뒤 월별 최고치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독일 차 점유율은 48.2%였다.
베스트셀링 모델 ‘톱 10’에서도 독일 차 강세를 엿볼 수 있다. 4월 신규 등록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도요타의 ‘캠리’(232대·6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독일 차였다. 특히 BMW의 약진이 돋보였다. BMW는 ‘528i’와 ‘520d’ 등 5시리즈가 계속 선전하는 가운데 ‘X3 2.0d’, ‘320d’가 가세해 톱 10 중 4개를 차지했다. BMW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3.6%에서 올해 27.46%로 껑충 뛰었다.
반면 일본 차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등 일본 브랜드의 4월 등록 대수는 1231대로 전체의 15%에 머물렀다. 지난해 4월 일본 차의 비중이 31.3%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시장 점유율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포드, 캐딜락, 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도 지난해 4월 수입차 시장 비중이 12.4%였지만 올해는 6.9%로 감소했다.
수입차 업계는 일본 브랜드의 이미지가 지난해 대규모 리콜 사태로 심각하게 훼손된 데다 디젤엔진 모델이 없고,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부에선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과 디자인이 크게 향상되면서 일본과 미국 자동차가 상대적인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2008년 전후 렉서스와 혼다의 ‘CR-V’ 덕에 일본 브랜드 시장점유율이 35∼36%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 이후로는 맥을 못 추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하락, 히트 상품 부재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브랜드는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59.1%나 떨어진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형차인 ‘토러스’를 중점적으로 팔아 왔는데 앞으로는 ‘퓨전’이나 ‘포커스’ 등의 중형차를 5월과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대중적인 중형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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