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헌인마을 PF 시공사서 빠진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대출금 상환조건 추진… 동양건설산업 “연대 보증해야” 반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사이에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삼부토건을 공동 시공사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열악한 동양건설산업에 사업의 주도권을 맡기는 것은 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어 대주단 간에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보유 중인 르네상스서울호텔을 담보로 7000억 원을 조달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절반인 약 1000억 원을 상환하고 시공사에서 빠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나머지 ABCP 상환은 물론이고 헌인마을 사업을 공동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에 맡기겠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동양건설산업은 삼부토건이 연대 지급보증 책임이 있고 자금 여력도 있는 만큼 1500억∼1600억 원은 ABCP 상환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공동시공사를 찾기 전까지는 삼부토건이 계속 연대 보증을 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동양건설산업으로부터 ABCP를 상환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개인 투자자 등도 이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업계도 헌인마을 개발 사업의 시공사 교체는 문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양건설산업과의 합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다른 시공사를 찾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가 해결되려면 수익을 노리고 PF 사업에 뛰어든 대주단 중 대형 은행이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PF 대주단이 사업 부실의 책임을 지지 않은 채 개별 기업의 거래 은행에 자금지원 부담을 떠넘긴다면 앞으로 PF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금융권의 대출 회수 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PF 대주단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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