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외환시장… ‘통화선물 ETF’ 눈돌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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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환율 1100원대가 무너지는 등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향후 환율 추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연내 1020원 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변동성이 높아진 외환시장에서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저금리인 엔화 자금을 빌려 고금리 외화에 투자하는 일본 중상층 주부들을 가리키는 말)처럼 통화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외화는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화흐름의 큰 기조를 파악하면 개인들도 외화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 달러, 엔화, 유로…해외 통화 전망은


통화가치는 기본적으로 통화량에 따라 변한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가치는 하락하고, 통화량이 감소하면 가치는 상승한다. 물론 이 밖에도 해당국 금리, 경제성장률, 정치나 지리적 요인 등도 통화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주요 외화의 통화량 추이와 전망은 어떨까.

우선 달러는 2008년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시행에 따라 전반적으로 약세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통화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미국이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긴축으로 선회하는 시점에서 점진적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세가 유지됐던 엔화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경기부양으로 양적완화가 시행되면 점진적으로 약세로 전환될 것이란 게 대체적 분석이다. 유로화의 경우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연구원은 “유럽을 뒷받침하는 서유럽 국가의 양호한 경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의지를 봤을 때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적립식으로 외화투자 가능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외화투자에 나서려면 어떤 상품을 이용하는 게 좋을까.

통화선물 거래(특정 통화를 미래 일정 시점에 약정한 가격으로 매매하는 금융선물 거래), FX마진 거래(거래 단위를 줄이고 만기일을 없애는 등 기존 통화선물 단점을 보완한 방법) 등이 있으나 일반인이 접근하긴 쉽지 않다. 전문성이 필요한 데다 FX마진 거래의 경우 투기성도 짙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해외펀드 투자, 해외 예금을 비롯한 환노출형 상품 투자가 일반적이며 최근 등장한 ‘통화선물 상장지수펀드(ETF)’도 눈길을 끈다.

상장지수펀드란 펀드지만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있어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달러 상장지수펀드는 ‘코세프미국달러선물’ ‘미국달러인버스ETF’ 등 두 종류다. ‘코세프미국달러선물’은 달러가 강세일수록 투자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으로 미국달러 선물지수와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도록 설계됐다. 물론 지금처럼 환율이 약세일 때는 손해를 본다. 반대로 ‘코세프미국달러선물 인버스’는 환율이 떨어지면 주가가 오르도록 설계돼 있어 요즘처럼 원화 강세 때 유리한 상품이다.

해외펀드에 투자 중인 일반인들이 환헤지(위험분산)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달러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데 비해 훨씬 적은 돈으로 거래가 가능해 외화투자가 어려운 소액 투자자들이 적립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거래량이 미미해 가격 형성이나 매매 등에서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관련 상품을 대안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하지만 다른 상장지수펀드 투자에서처럼 유동성 공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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