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투자자들은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두 시장을 비교하는 것은 신흥국 투자로 성과를 거뒀다면 이익 실현 차원에서, 선진국 투자로 만족하지 못했다면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한 선택의 문제였다.
선진국 시장은 지난 3년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부진한 반면 브릭스를 필두로 한 신흥시장은 풍부한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다가 작년 4분기부터 글로벌 자금 흐름은 선진국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올 1분기까지 선진국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한 반면 신흥국은 하락했다. 미국은 경제지표 개선이 지속됐고 유럽도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을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간 반면 중국은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인플레이션과 유동성을 조절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신흥증시를 지탱했던 변수들이 선진시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듯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시장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지진 피해 영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으로 선진국 경기회복이 불투명한 국면에 들어섰고 선진국으로 방향을 틀었던 투자자 관심과 유동성도 신흥국으로 다시 집중됐다. 그 사이 신흥증시가 조정을 거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간에 유동성 및 경기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게 됐다. 지금처럼 두 시장 간의 선택이 어렵다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나라를 골라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미국과 중국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이다.
두 국가 모두 투자 대안으로서 상당히 매력적인 국가다. 조만간 양적완화 정책 종료를 선언할 만큼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앞으로 2년간 약 30% 수준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과거 10년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대비 15% 이상 저평가됐다. 중국 또한 선제적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택했다. 과거 10년 PER 대비 주가가 10% 이상 저평가됐으며 향후 2년간 약 30%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두 나라를 선택했다면 두 국가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추천한다. 투자 성과는 두 국가의 증시 변동성을 감안할 때 중국펀드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간접 펀드 내 중국펀드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최소 1년 이상 운용하면서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보였는지, 성장과 배분, 수출과 내수의 균형 등 중국 상황에 맞는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인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두 국가에 50%씩 고정적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두 펀드의 투자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펀드를 고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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