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가가 19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자 증권사들은 앞 다퉈 중국계 자금의 유입으로 추가 상승을 점쳤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계 자금은 오히려 순매도로 돌아섰다. 순매수 6개월 만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자금이 6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서 955억 원을 순매도했다. 룩셈부르크(1조83억 원)와 영국(8723억 원) 등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모두 4조4203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총 9799억 원을 순매수한 중국계 자금은 올 들어 3월까지 매달 2000억 원 이상 매수우위를 보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1월 2958억 원, 2월 2221억 원, 3월 2005억 원으로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4월 순매도 전환은 더 갑작스럽게 여겨진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자 중국계 자금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2주 동안 세계 금융자금이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후 달러 강세에 대비해 선진국 쪽으로 돌아선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4월 초 ‘왕 서방은 국내 주식을 얼마나 더 살까’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해외펀드의 한국 투자 비중이 단기간 내에 약 13%까지 상승해 최소 6조 원 이상 자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액과 내부 유동성을 감안하면 국외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중국계 자금이 주요 수급 주체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계 자금이 추세적 순매수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국내 증시 수급의 중심은 여전히 미국계나 유럽계 자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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