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개각 발표로 2년 3개월 만에 경제수장에서 물러나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루 24시간 푹 자고 싶다”며 퇴임 소회를 밝혔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정책 과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윤 장관의 뒤를 잇는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곧바로 청사로 출근해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윤 장관은 7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기자들과 만나 물가대책, 서비스업 선진화 등 경제구조 선진화,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차기 경제팀에 몇 가지 주문을 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자랑스러워했지만 물가정책을 얘기할 때는 얼굴이 어두웠다. 그는 “물가를 완전히 (안정)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지금 제일 어려운 것이 성장보다는 물가”라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 전망치를 수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후임자가 이어받아서 필요하면 수정해야겠지만 적정한 선에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재임 기간 중 아쉬웠던 점으로 서비스 선진화 정책을 꼽았다. 그는 취임 초부터 의료 교육 관광 등 9개 분야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한 경제체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서비스산업 선진화는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차기 경제팀이 인내를 갖고 계속 추진해 줄 것을 희망했다.
윤 장관은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복지를 골고루 돌아가게 확충할 수 있느냐는 것이 (차기 경제팀의)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박재완 내정자는 주말인 7일 과천청사에 나와 재정부 간부들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박 내정자는 재정부가 정리한 현안 관련 자료를 잔뜩 받아들고 개별 접견을 사절한 채 오후까지 집무실에서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 박 내정자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버이날이라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지 않고 개인적으로 업무 파악을 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내놓겠다”며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인터뷰는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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