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경제]아파트에 나타난 지역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2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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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지방에서 최근 각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 물량을 쏟아내면서 설계나 아파트 외관에 '지역색'이 나타나 눈길을 끕니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실수요자가 투자자보다 많은 편입니다. 전세비율 역시 수도권보다 높아 전세금에서 조금 더 보태 분양을 받겠다고 나선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아파트 내부는 물론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까지 지역별 소비자 트렌드와 소비 성향 등 '지역색'을 반영해야 분양 성적이 높아진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3월 초 광주 북구 신용동에서 '첨단 자이 2차' 분양에 나선 GS건설은 호남 지역 소비자들이 '번쩍번쩍' 화려한 인테리어를 선호한다는 점을 본보기집 인테리어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벽지부터 다른 지역 분양 아파트보다 훨씬 밝고 화려한 패턴으로 골랐습니다. 거실에는 샹들리에를 달고, 침실도 로맨틱하게 꾸몄습니다. 4월 울산에서 분양한 A건설사의 본보기집 거실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 거실보다 좁아 보였습니다. 이 회사 분양 관계자는 "무뚝뚝한 영남 주민 특성상 가족과 함께 부대끼는 공용 공간보다 개인 공간을 넓게 설계하는 것이 호응도가 더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부산 지역 아파트의 마케팅 포인트는 바다와 야구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9월 해운대구 중동에 분양할 아파트 외관에 등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야구사랑이 각별한 부산시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상당수 건설사들은 본보기집 내 아이들 방에 '롯데자이언츠'팀의 유니폼과 싸인볼을 배치합니다.

지방 거주자들의 생활 방식도 설계에 반영됐습니다. GS건설은 지방 거주 주부들의 부엌 살림 중에 큰 짐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수납장을 널찍하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기후도 당연히 아파트 설계에 반영됩니다. 6월에 강원 춘천시에서 분양에 나서는 현대산업개발은 보일러와 단열 유리 등 매서운 추위를 막기 위한 장치를 강화해 '겨울에 강한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영호남간 공통점도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통풍과 채광을 중시해 남향집을 '특 A급'으로 선호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합니다.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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