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배드뱅크 사모펀드 1호’ 결성… 부실PF 1조원 내달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3일 03시 00분


은행별 출자규모에는 이견

6조4000억 원에 달하는 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가운데 1조 원이 다음 달 처리된다. 이를 위해 8개 은행과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1조20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유암코와 은행들은 PEF 형태로 PF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PF 배드뱅크 1호’를 만들어 우선 6월까지 1조 원의 부실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배드뱅크를 통해 최대 3조 원의 부실채권이 정리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배드뱅크에는 8개 은행이 3개 그룹으로 나뉘어 700억∼2000억 원씩 출자하고 유암코도 750억∼900억 원을 신용공여 형태로 출자한다. 은행별로 이견이 많아 정확한 출자규모는 아직 논의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조성된 배드뱅크로 은행권의 PF 부실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만큼 해당 PF 사업장의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추가 PF 부실이 발생해도 2차, 3차 배드뱅크를 만들어 해결하겠다는 것이 금감원 방침이다.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저축은행도 배드뱅크 참여를 원한다면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액면가격의 50∼60%인 시장가격에 PF 채권을 매각하면 장부에 매각손실을 곧바로 반영해야 해 저축은행으로선 부담스럽다. 게다가 정부가 저축은행에서 인수한 5조2000억 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정부가 PF 만기 상환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제2의 저축은행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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