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등 7개 국책연구기관의 상임감사가 지난해 억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도 아닌 나랏돈으로 운영되는 연구기관에서 억대 연봉의 상임감사 자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1억2200만 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1억1900만 원) △한국해양연구원(1억1400만 원) △한국소방산업기술원(1억400만 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억300만 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1억100만 원) △국방과학연구소(1억 원)를 비롯해 7개 기관이 상임감사에게 억대 연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국책연구기관이 상임감사를 두는 것은 아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경우 3년간 평균 예산이 1000억 원이 넘는 큰 기관에만 상임감사를 둘 수 있게 돼 있다. 상임감사를 두지 않는 기관은 비상임 감사를 두면서 자체 인력으로 감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 기관들은 각 기관의 관련 법률에 따라 상임감사를 둔다. 하지만 감사원에서도 공공기관 감사국을 따로 두고 감사를 하는 만큼 관가에는 공공기관의 감사 자리는 ‘노는 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상임감사 자리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전관예우’나 정권의 논공행상용 자리라는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7개 연구기관 감사에도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나 직업정치인 출신이 대부분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출신, 해양연구원에는 원자력연구원 출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는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출신,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는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출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국방과학연구소에는 국방부 출신이 앉아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 금융감독원 출신 감사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처럼 공공기관 감사들도 임명 때부터 전관예우나 낙하산 식으로 정해지다 보니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범 방송통신대 교수(행정학)는 “감사 임명부터 낙하산 논란이 부각되면서 이 감사들이 기관장 견제라는 제 기능을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감사가 제 역할만 한다면 높은 연봉을 받더라도 국민들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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