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웨딩카'하면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대형 세단들이 대세였던 시절이 지나고 있는 것일까. 결혼 성수기를 맞아 웨딩 서비스 강화에 나선 특급호텔들이 고급차를 웨딩카로 앞 다퉈 제공하는 가운데 웨스틴조선호텔이 마세라티의 스포츠 세단 '콰트로포르테'를, 호텔신라가 재규어랜드로버의 '올 뉴 XJ'를 웨딩카로 선정해 눈길을 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002년 벤츠와 웨딩카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마세라티로 바꿨다. 벤츠나 BMW 대신 마세라티를 고른 이유는 최고급 웨딩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호텔 측에서 볼 때 벤츠나 BMW가 이제 '지나치게' 대중화돼 신선함이 떨어지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호텔 측은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웬만한 고급차들은 다 검토했지만 이런 차들은 많이 알려지고 타는 사람도 많아 매력이 떨어졌다"며 "마세라티는 희소가치가 있으면서도 고급스럽고 팬 층이 두터워 최고급 웨딩에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XJ를 선택한 호텔신라는 웨스틴조선호텔에 비해 웨딩카 선정절차가 까다롭지는 않았으나 역시 '고급스럽고 신선하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벤츠, BMW가 최고의 웨딩카 대접을 받았지만 이젠 너무 흔한 브랜드가 되어 희소 럭셔리카에 밀리는 신세가 된 셈이다. 각 호텔이 제공하는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스포츠 GT S4.7'은 2억3000만 원, 재규어랜드로버 '올 뉴 XJ 5.0 포트폴리오'는 1억6590만 원의 고가차다.
특급호텔 웨딩카 서비스가 수입차 대중화 시대의 한 단면을 반영하듯 페라리, 마세라티, 벤틀리, 포르셰 등의 최상위 럭셔리카 시장도 실제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출시된 포르셰 '파나메라(1억2250만~2억2880만 원)'는 올해 3월 49대, 4월 47대가 팔렸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올 뉴 XJ'는 지난해 전체 198대 판매됐는데 올해 1~3월에만 124대를 팔았다.
이런 차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 고급 수입차를 이미 소유했던 경험이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관계자는 "벤츠와 BMW에 식상한 고객이 좀 더 개성적이고 역동적인 차량을 원할 때 벤틀리나 마세라티 등을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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