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위험 파생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의 금융회사 발행분담금 형태로 올해 약 100억 원을 챙겨갈 것으로 보인다. ELW 시장이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감독은 소홀히 한 채 수익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회사는 주식 채권 ELW 등 유가증권을 발행할 때 금감원에 신고·등록하는 과정에서 발행분담금이라는 일종의 수수료를 낸다. 국내 ELW 시장이 2005년 개설된 이후 5년 만에 세계 2위의 시장으로 급성장하면서 금감원이 받는 ELW 발행분담금 규모는 급증하는 추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이 발행한 ELW는 82조2187억 원으로 금감원이 받은 발행분담금 수입은 74억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1분기 ELW 발행액(26조4807억 원)이 작년 1분기보다 90% 이상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올 한 해 금감원이 거둬들일 발행분담금 수입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ELW 발행분담금의 수수료율은 발행가액의 0.009%로 다른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비율(0.005%)보다 높은 데다 만기에 따라 수수료율이 달라지는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일률적이다.
ELW 시장이 급팽창하며 금감원이 거액의 분담금을 챙길 동안 개인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급증했다. 2009년 개인들이 5186억 원의 손실을 보는 동안 증권사는 1789억 원, 단기투자자인 스캘퍼는 1043억 원을 벌어들인 것. ELW 시장이 단기매매로 고수익을 올리는 투기장으로 변질된 가운데 개인은 번번이 큰 손해를 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납부한 발행분담금은 관련 업무에 쓰고, 남으면 납부 비율대로 모두 돌려준다”며 “ELW 시장 건전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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