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재정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유럽 재정문제에 따른 불안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스 채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인지가 주식시장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인데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 여부와 채무 재조정 문제이다.
그리스는 올해도 기존 재정 건전화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2013년까지 국채 만기 도래액이 기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금을 초과하고 있어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부도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재정 긴축이 당초 목표보다 지연되면서 재정 정상화(국내총생산·GDP에서 재정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3%로 낮추고, GDP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을 60% 이내로 떨어뜨리는 방안)가 기존에 예상했던 4∼5년 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6, 17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포르투갈에 대한 자금 지원은 승인됐고 그리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도 논의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지원이 결정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는 채무 조정 이전에 추가 자금 조달이 당면한 과제로 판단된다. 2013년까지 국채 만기 도래액이 960억 유로 정도로 EU와 IMF의 남은 지원 가능액보다 250억 유로가량을 초과한다. 부채 이자까지 감안하면 500억 유로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7, 8월에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는데 3분기 국채 만기 도래액이 190억 유로로 지원 예정 금액인 120억 유로를 초과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EU의 추가 자금지원이 금융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에 지원 발표가 없다면 6월 정상회의에서의 추가 발표가 예상된다.
유로존 재정 문제는 통화 정책 정상화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GDP 대비 정부부채 증가에 이자 부담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유로화 가치는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워 달러 강세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강세가 위험자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상품가격 안정 효과를 동반하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상품가격 안정이 지속된다면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부담은 낮아질 수 있다. 또 달러 반등은 선진국 통화 가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아시아 통화 가치의 강세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유로 구제금융 기구의 잔액 여유를 감안하면 시스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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