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수익률 좋아”… 북미펀드에 돈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해외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미펀드가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7일까지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3조6000억 원가량이었다. 글로벌 악재들로 인한 수익률 부진에다 세제 혜택도 사라져 매달 빠짐없이 순유출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북미펀드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를 웃도는 양호한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더해져 투자자들의 돈이 계속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 양호한 수익률, 몰리는 자금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북미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2.74%로 해외투자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 ―0.05%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 12.47%보다도 좋은 성적이다.

개별 펀드의 성과도 괜찮은 편이다. 미국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 구성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US블루칩인덱스펀드는 지난 6개월간 16.7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에 신한BNPP봉쥬르미국펀드(16.45%), 슈로더미국중소형펀드(14.96%), KB스타미국S&P500인덱스펀드(13.74%) 등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이들 펀드는 1년 수익률 역시 20% 안팎으로 고루 양호하다.

수익률 호조에 힘입어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해외주식형펀드에서 5조 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지만 같은 기간에 북미펀드로는 1676억 원의 돈이 들어왔다. 중국본토펀드(1858억 원)를 제외하면 해외 펀드 가운데 북미펀드로 돈이 가장 많이 몰린 셈이다.

○ 선진국에선 여전히 유망 투자지역


북미펀드가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며 인기를 끄는 것은 올 들어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유럽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대지진에 따른 부담을 떨치기 힘든 일본 등과 비교하면 선진지역 중 미국의 투자매력도는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신흥국에 비해 미국 등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2009년 이후 신흥국으로 몰려들었던 글로벌 자금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선진국으로 대거 U턴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미지역 투자에 지금 나서도 늦지 않을까.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이 위험자산 회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지면서 미국 주식시장도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6월 말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앞두고 주택 착공, 산업생산 등 지표들이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진국 펀드 중에서는 여전히 이익 모멘텀이 탁월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북미펀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세나 기업실적 호조 및 실적 모멘텀 등을 감안했을 때 개인의 소비지출이 회복되면서 하반기 무렵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시장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꾸준히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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