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표된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가운데 과천지식정보타운(과천지구)에 적용되는 지역우선공급제가 ‘부자동네’로 분류되는 과천의 특수성과 맞지 않아 보금자리주택 공급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66만 m² 이상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에 적용하는 지역우선공급제도에 따르면 과천지구에서 분양하는 특별·일반공급분 30%는 과천시 거주자에게 우선공급된다. 그러나 19일 금융결제원 아파트청약사이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과천시의 청약저축 1순위자는 3003명으로 과천지구 전체 주택 공급 규모인 9600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과천시 거주 1순위 대상자가 모두 청약에 뛰어든다 해도 당첨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라며 “과천 거주자 우선공급에서 탈락하더라도 경기도 거주자, 수도권 거주자에 대해 차례로 배정되는 우선공급에 또다시 지원할 수 있어 당첨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된 서울 고덕지구의 경우 서울지역 거주자에 대해 50% 우선공급제가 적용되지만 서울지역 청약저축 1순위자는 지난달 말 기준 49만4492명에 달해 ‘거주자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다.
부동산 매매·전세가와 물가, 사교육 규모 등이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지역 특성상 과천지구 청약에는 현재 이 지역 거주 전세입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과천지구 인근인 과천시 원문동 내 신규 아파트단지의 전용면적 109m²의 전세금이 현재 4억 원에 달하는 등 과천의 전세금 수준이 높아 이 지역 세입자가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의 보급 대상의 ‘주타깃’이 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과천의 3.3m²당 매매가는 서울 강남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3086만 원, 전세금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914만 원 수준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특별공급 물량에 대해서는 소득수준 등 청약 제한 조건이 있고 지난해부터는 소득수준뿐 아니라 자산 규모도 청약 자격에 포함시키는 등 실수요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 시스템으로는 전세금 등 보증금에 대해서는 조회가 불가능해 고가 주택 전세입자들이 보금자리주택 수혜자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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