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 4사의 대표가 이번 주 한자리에 모인다. 지난해 대한석유협회 정기총회 이후 15개월 만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박봉균 SK에너지 사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아흐메드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25일 열리는 석유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박종웅 전 국회의원을 새 협회장으로 선출하고, 올해 예산과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그러나 이보다 이날 모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공교롭게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업계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과징금을 결정하는 날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유업체들은 어느 정도의 과징금을 얻어맞게 될지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다.
정유업체들은 과징금이라는 말만 들어도 치를 떤다. ‘사이좋게 지내던’ 정유 4사는 2009년 12월 공정위의 과징금 폭탄을 계기로 등을 돌렸다. 당시 SK에너지가 액화석유가스(LPG) 담합과 관련해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한 대가로 과징금을 면제받는 바람에 나머지 세 곳은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물었기 때문이다. 이후 정유업계에서는 ‘타사 직원과는 밥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공정위 조사 역시 “특정 업체가 SK에 보복하려고 제보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정유업계의 분위기는 흉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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