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일하는 방식 바꿔라” 유연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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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3일 03시 00분


“같은시간에 출근해 일하는건 산업화시대에나 통하는 방식”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출근해 같이 모여 일하는 건 산업화 시대에나 통하는 방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요즘 부쩍 자주 하는 말이다. 퇴근시간에 선배가 남아 있으면 눈치를 봐야 하고, 상사가 휴일에 출근하면 딱히 할 일이 없어도 덩달아 나오는 것이 대한민국 대기업 사람들의 숙명. 하지만 최 회장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주문하면서 SK의 기업문화는 달라지고 있다.

각 계열사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유연성’이다. SK텔레콤에 이어 보수적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도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업무에 지장이 없는 한 직원들은 오전 7∼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면 된다.

SKC는 매달 한 번 ‘아이디어 챌린지 데이’를 정해 기업문화건, 대인관계건 개선해야 할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한다. 지난달 처음 실시해 본 결과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제안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SK해운은 정보통신 업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 구역(Project Area)’을 도입했다. 사무실 일부 공간을 자유좌석으로 남겨놓고, 프로젝트에 따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무리를 지어 앉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리프레시(refresh)’도 SK가 최근 강화하는 덕목이다. 특히 임원부터 쉬어야 직원들도 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매주 수요일에는 오후 6시에 회사를 나서는 ‘칼 퇴근’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김영태 SK㈜ 사장은 이달 초 징검다리 휴무에 본인의 휴가 일정을 사내 통신망에 올려 직원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SK건설은 올해 휴가가 부족하면 내년 휴가를 최대 5일까지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마이너스 연차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녀의 학교 행사나 급식 당번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육아반차’도 시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SK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대에 기업을 경영하려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최 회장의 지론에 따라 혁신적인 변화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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