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최근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오디젤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기업인 SK케미칼, 애경유화가 40%가량 차지하고 나머지는 중소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규모가 영세한 기존 중소 바이오디젤 업계는 대기업인 GS그룹이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면 영세업체들이 ‘고사(枯死)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폐식용유 등 동·식물성 기름을 가공한 뒤 경유와 섞어 만든 연료다. 현재 경유와 바이오디젤을 98 대 2의 비율로 섞은 ‘BD5’(바이오디젤 비중이 5% 이내인 경우를 지칭)가 전국 주유소를 통해 일반 경유차량에 공급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의무적으로 섞어 쓰는 의무 혼합제를 실시할 방침이어서 바이오디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계열사인 GS칼텍스와 GS글로벌은 최근 지분 50%씩을 출자해 GS바이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바이오디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GS바이오는 전남 여수에 연간 12만 kL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 공장을 지난해부터 짓기 시작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대 생산 규모다. 지난달 GS바이오는 전남도와 바이오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소 바이오디젤 업계는 연간 40만 kL에 달하는 바이오디젤 판매물량 대부분이 SK와 GS 등 정유사들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GS가 이 사업에 뛰어들면 자회사 물량 우선 배정, 납품 경쟁 배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GS칼텍스는 여수의 바이오디젤 생산 공장을 가동하면 자사 공급 물량의 80∼90%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디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납품처가 사실상 정유 4사로 한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철안 한국바이오디젤협회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바이오디젤 구매자였던 정유사가 직접 바이오디젤 시장에 진출하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면서 “2006, 2007년 SK케미칼 등 대기업이 뛰어들 때도 한 차례 진통을 겪었는데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경제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렵게 넘어온 뒤 이제 중소업체들이 틀을 잡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기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이 영세해 문을 닫는 회사가 나오는 등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에너지 산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수급안정을 위해 바이오디젤 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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