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전업주부 박모 씨(46).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박 씨와 중학생인 아들에게 남겨 준 재산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와 예금 등을 합해 약 20억 원이다. 남편이 떠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상속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걱정이다.
A. 상속세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상속인들은 미처 경황이 없는 중에 상속세 문제까지 처리해야 할 때가 많다. 박 씨처럼 남편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상속받는 재산에 대해 공제해 주는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재산을 모으는 데 부부가 공동으로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배우자 상속공제는 상속공제 중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금액이 가장 크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은 민법에서 정한 ‘배우자의 법정 상속지분’ 이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단, 공제금액은 30억 원을 한도로 한다. 박 씨의 경우 상속인이 본인(1.5)과 자녀 1명(1)이므로 법정상속지분은 2.5분의 1.5다. 배우자가 5억 원 미만으로 상속받더라도 최소한 5억 원은 공제받을 수 있다. 결국 배우자가 얼마나 상속받는지에 따라 상속세 부담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박 씨가 상속받은 금액이 5억 원이 안 된다면 일괄공제(배우자와 자녀 등 상속인이 있으면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공제) 5억 원과 배우자 공제 5억 원을 합해 10억 원이 공제돼 상속세(다른 공제는 고려하지 않음)는 상속재산 20억 원 중 남은 10억 원에 대한 2억1600만 원이다. 박 씨가 법정상속지분인 12억 원(20억 원×1.5/2.5)만큼 상속받는다고 해 보자. 법정지분 한도 내에서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은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12억 원 전부가 상속재산에서 차감된다. 여기에 일괄공제 5억 원을 더해 총 17억 원이 공제돼 내야 할 상속세는 3억 원에 대한 4500만 원이 된다. 배우자 공제를 얼마 받느냐에 따라 상속세를 1억7100만 원만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배우자 공제를 받으려면 상속세 신고기한의 다음 날로부터 6개월까지 배우자의 상속재산을 분할(등기·등록이 필요하면 관련 절차를 마쳐야 함)해 분할 사실을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박 씨가 자신의 법정상속지분인 12억 원을 초과해서 상속받으면 어떨까. 박 씨가 전부를 상속받아도 배우자 공제는 배우자의 법정상속지분인 12억 원으로 지금 당장 내야 할 세금은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박 씨의 재산이 결국 다시 자녀에게 상속된다고 볼 때 박 씨의 상속재산이 커질수록 박 씨가 사망했을 때 자녀가 내야 할 상속세도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당장의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없는데 상속공제 한도를 넘어서까지 박 씨가 상속받는 것은 세 부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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