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이려면 경제속도(시속 60∼80km) 준수와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 등 ‘친환경 운전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사진)를 시승하면서 일부러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평소처럼 운전할 때 어느 정도 연비가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자의 평소 운전 습관은 지나치게 거칠거나 조심스럽지 않은, 평범한 수준이다.
우선 강원 양양군 쏠비치리조트에서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까지 1시간 10분 정도의 거리를 국도를 따라 달렸다. 도로는 한적한 편이었다. 그리 덥지 않은 날씨여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약간 열어뒀다. 운전 초기에는 L당 17km 안팎을 맴돌던 평균 연비가 조금씩 올라가더니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엔 19.8km 나왔다.
30분간 휴식 후 다시 정동진에서 양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에어컨을 켜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하이브리드차는 고속도로에서는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에어컨도 켜고 달렸기 때문에 갈 때보다 연비가 조금 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착 무렵 최종 연비는 L당 17.2km였다. 현대차가 말하는 공인연비인 L당 21km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하다. 주위에 함께 시승했던 운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L당 17km 정도가 평균이었다.
이 연비라면 본전은 얼마 만에 뽑을 수 있을까.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가격은 프리미어가 2975만 원, 로열이 3295만 원이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각각 최대 100만 원과 30만 원을 할인받은 가격이다. 동급 가솔린 모델(신형 쏘나타 Y20 프리미어)에 견줘 428만 원 비싸다. 차량 등록 시 저공해차에 적용되는 취득세와 등록세(최대 140만 원) 감면을 고려하면 288만 원 정도만 더 내면 된다.
현대자동차 측은 연간 2만 km를 달리는 운전자의 경우 2년 6개월이면 본전을 뽑는다고 한다. 기름값을 L당 1950원으로 봤을 때의 계산이다.
그럼 운전하는 맛은 어떨까. 정지해 있다가 출발할 때 아무래도 일반 2.0L 중형차보다는 치고 나가는 맛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보다는 확실히 힘이 좋아 답답한 느낌은 적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살 만한 차인지 궁금한 소비자라면 세 가지 정도를 고려하면 될 것 같다. 연간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운전스타일이 부드러울수록, 시내운전 비율이 높을수록 본전을 뽑는 기간이 짧아진다. 연간 5만 km 이상 주로 시내에서 주행한다면 단 1년 만에 일반 모델보다 높은 가격만큼 회수할 수 있다. 반대로 연간 주행거리가 1만 km 미만이고 주로 고속도로를 탄다면 5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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