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사업 영역 보호한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정부 - 공공기관도 대기업 MRO 이용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 10곳 사무용품 등 320억어치 구매

대기업 계열사들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공공기관도 대기업 계열사들을 통해 사무용품이나 전자소모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 10곳이 LG 계열사인 서브원과 계약을 하고 최근 3년 동안 320억 원 규모의 소모성 자재를 구매했다. 국내 최대의 정보통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2008년부터 PC 주변부품과 시약류 등 220억 원 규모의 소모성 자재를 서브원을 통해 구매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KDN 등 한전 자회사 3곳은 중소 MRO업체와의 계약을 끊고 2010년 서브원과 새롭게 계약해 복사용지 필기구 등 사무용품을 구매했다.

서브원(LG) 아이마켓코리아(삼성) 엔투비(포스코) 등 대기업 계열 MRO업체들은 당초 계열사의 소모성 자재를 구매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공공기관 대학 병원 등이나 비계열 타 기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문어발 식으로 넓히고 있다는 게 정 의원 측 설명이다.

대기업 MRO 계열사의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소업체의 MRO 사업은 쇠락하는 양상이다. 실제 대기업 MRO 계열사의 2010년 매출액을 보면 2006년에 비해 LG 계열사인 서브원은 2.7배 늘어난 3조5953억 원, 삼성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는 1.6배 늘어난 1조5492억 원을 기록했다. 코오롱 계열사인 코리아이플랫폼도 5년 전보다 2.7배 늘어난 46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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