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동통신 부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업을 별도의 자(子)회사로 분사시킨다. 1984년 이 회사가 설립되고 1994년 SK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이뤄진 구조개편이다.
SK텔레콤은 31일 공시를 통해 “차세대 성장사업인 플랫폼 사업을 물적 분할해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갖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사업이란 SK텔레콤의 주력 산업인 통신사업과 달리 최근 2, 3년 동안 시작된 비(非)통신사업을 뜻한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판매하는 ‘T스토어’나 휴대전화 TV 등을 오가며 같은 화면을 끊김 없이 여러 기계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이른바 ‘N-스크린’ 사업인 ‘호핀’, 실시간 길안내 서비스인 ‘T맵’과 스마트폰 앱 개발 등이 플랫폼 사업에 속한다.
새로 분사되는 플랫폼 부문 신설 법인의 법인명과 대표이사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할 시기는 10월 1일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사회를 거치며 구체적인 계획을 조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분할 시기와 방법 등도 이 과정에서 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기업 분할을 통한 자회사 설립이라는 강도 높은 구조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통신산업의 성장이 정체돼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SK텔레콤은 분사 이유에 대해 “기존 통신사업은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을 최대한 줄이는 보수적 경영이 원칙인 반면 플랫폼 사업은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분야였다”며 “이런 두 분야의 근본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분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비통신 분야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해도 본사 직원들이 보수적인 ‘통신 마인드’로 접근해 힘들었던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플랫폼 부문의 신설 법인이 인터넷과 뉴미디어, 온라인 게임을 아우르는 창조적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수많은 계열사도 함께 ‘교통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통신분야 계열사로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를 거느리고 있다. 비통신 분야에는 인터넷 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와 음악업체 로엔엔터테인먼트, 게임업체 엔트리브소프트 등이 있다.
분할 이후 플랫폼 영역은 좀 더 혁신적인 경영시스템과 차별적인 기술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예정이다. 전자상거래와 위치기반서비스, 뉴미디어, 광고사업 등이 주력 신규 사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구조개편에도 불구하고 기존 SK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서비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통신부문은 모두 제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사용자 대상 통신 서비스는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