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계열 건설사 현대엠코 사장을 현대건설 사장에 임명하고, 현대건설 부사장을 현대엠코 사장으로 보내는 건설 계열사 교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최근 사임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후속 인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사장에 정수현 현대엠코 사장(59)을, 현대엠코 사장에는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인 손효원 부사장(59)을 임명했다. 신임 정 사장은 원래 현대건설 출신으로 30년 넘게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건설 전문가다. 3월 현대건설에서 현대엠코 부사장으로 온 뒤 한 달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건축 전문가이자 현대건설 출신인 정 사장이 사내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라 낙점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을 보좌해 국내외 토목, 건축 사업의 실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사는 갑작스럽게 인사를 하는 전형적인 현대차그룹 인사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 줬다. 정 사장은 이날 현대엠코 사장 자격으론 처음으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대엠코의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했으나 불과 수시간 만에 현대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정 사장은) 현대차그룹 측으로부터 미리 언질을 받았을 수 있으나 이미 2주 전부터 공지된 간담회라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강행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엠코의 기자간담회 일정을 알고도 전격적으로 인사를 발표한 것을 보면 주목을 끌려는 그룹 측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현대엠코와 현대건설의 합병설이 더욱 무게를 얻게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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