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이어 이번엔 삼성… 노키아 인수설 왜 자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세계 최대 휴대전화 회사인 노키아를 둘러싸고 인수합병(M&A)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설이 떠돌더니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삼킬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MS의 노키아 인수설에는 PC와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를 만드는 MS가 노키아를 가져가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붙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올해 2월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기도 했다. 노키아가 자체 OS인 심비안 대신 MS의 OS를 넣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노키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엘롭은 MS 출신이기도 하다.

그럴듯한 이유들이 더해지면서 소문은 점점 확산됐지만 엘롭 CEO의 한마디로 정리됐다. 그는 이달 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MS의 노키아 인수설은) 전혀 근거 없다”고 못 박아 말했다.

그런데 MS의 노키아 인수설이 묻히자마자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순식간에 퍼진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루머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의 노키아 인수설을 보도했지만 피터 커닝햄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삼성과 노키아가 완전히 다른 궤도를 돌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삼성은 여전히 굉장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애플을 목표로 새로운 태블릿PC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1위인 노키아는 계속 인수설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노키아의 시장점유율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은 2009년 36.4%에서 올해 1분기(1∼3월)에는 25.1%로 급락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이 매년 5%포인트씩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텃밭이었던 중국과 서유럽의 성적표가 최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세계 휴대전화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을 때 매물로 나와야 어느 정도 값을 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인수설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인수하면 ‘규모의 경제’는 확실히 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이 모바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애플 등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모토로라가 부진할 때에는 소니에릭손과 삼성전자의 모토로라 인수설이 떠돌았다”며 “앞으로 노키아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회사들이 차례로 소문에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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