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달아오른 中 명품시장… 매년 20% 넘게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4일 03시 00분


대도시 명당자리는 2, 3년 기다려야… 던힐 93개 매장보유 최다
온라인 명품쇼핑몰도 우후죽순… 시즌 지난 물량 반값에 팔아

《 중국의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적 명품 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北京) 등 일부 도시에서는 명품 매장 자리를 구하기도 어렵다. 중국인 대상의 ‘명품 인터넷 쇼핑몰’도 성업 중이다. 》
중국의 명품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명품 업체들의 까다로운 입지조건을 충족하는 ‘명당자리’ 공급은 적은 반면 수요는 많아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는 요지를 차지하려면 최소 2, 3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베이징은 최고의 입지로 꼽히는 차오양(朝陽) 구의 중심상업지구와 량마차오(亮馬橋), 둥청(東城) 구의 왕푸징(王府井) 등은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확보한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9월 현재 던힐, 휴고보스, 버버리 순위로 각각 93개, 89개, 50개였다. 이어 루이뷔통 구치 카르티에가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 명품 업체의 싸움은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 경쟁이 됐으며 차츰 다른 경제도시로 명품 점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명품 인터넷 쇼핑몰 ‘브이아이피스토어닷컴’(vipstore.com)을 차린 32세의 알렌 양 페이펑은 한때 프랑스 파리에서 잡지사 기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샹젤리제 야외 식당에서 식사할 때 중국인들이 불쑥 다가와 “명품을 사는 데 필요하다”며 여권을 빌려 달라고 귀찮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이 그의 창업 모티브가 됐다. 파리의 명품 가게가 여권 소지자 1인당 살 수 있는 가방 개수 등을 제한하자 생면부지인 자신에게까지 여권을 빌려 달라는 중국인이 많았다는 것.

페이펑은 이렇게 왕성한 명품 구매욕을 보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좀 더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사업이 되겠다는 착상을 하게 됐다. 브이아이피스토어닷컴은 명품 업체들이 일정 시즌이 지나면 할인 판매하는 물량 등을 확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베이지색의 작은 가죽 가방은 6190위안(약 105만 원)으로 절반 정도 가격, 에르메스 시계는 4만8000위안(약 816만 원)짜리를 2만8600위안(약 486만 원)에 판매한다. 현재 ‘글래머 세일즈닷시엔’ ‘브이아이피숍닷컴’ ‘에프클럽닷시엔’ ‘샹핀닷컴’ 등 명품 인터넷숍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며 투자업체들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베이징의 중심상업지구에 있는 신광톈디(新光天地) 백화점에 매장을 열면서 명품 브랜드 MCM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선언한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진다는 위기감과 서양 명품 업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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