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텔레콤, 비전-문화 등 올해도 ‘최고 좋은 일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4일 03시 00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조사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각각 올해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베스트 30’ 중 1위로 뽑혔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올해 2월부터 석 달간 인사관리 전문가들과 업계 종사자 등 5217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KMAC는 기업의 비전 매력도, 인재관리 매력도, 기업문화 매력도, 전반적 매력도 등 4가지 요소를 평가해 ‘일하기 좋은 기업 지수(K-GWPI·Korea Great Work Place Index)’를 개발해 제조 및 서비스 분야의 ‘일하기 좋은 기업’과 산업별 ‘일하기 좋은 1위 기업’을 선정했다.

조사 대상은 정규직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 중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매출액 상위 60개 기업(2009년 기준)과 지난해 산업별 조사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각각 평균 이상의 결과를 얻었거나 인사관리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은 기업이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포스코와 유한킴벌리, 유한양행, 현대자동차가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이 4년 연속 1위를 지켰고 NHN(네이버), 대한항공, 안철수연구소, 신한은행, 신세계·이마트, 삼성에버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포스코(철강), LG화학(석유화학),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SK이노베이션(정유) 등이 4년 연속 1위로 뽑혔고 GS SHOP(홈쇼핑)과 이마트(대형할인점)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산업별 1위에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전체 46개 분야 중 10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서비스업 분야 4위에 이름을 올린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한국3M, 웅진코웨이도 각각 새로 제조업 부문 11위, 15위에 올랐다. KMAC는 이들 기업이 직원들이 일터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만들어온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K-GWPI의 네 가지 분야 중 비전 매력도 항목에서는 삼성전자가 894점을 받아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인재관리 매력도와 기업문화 매력도 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각각 862점과 839.1점을 차지해 1위에 올랐다. 포스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반적 매력도’에서 479.1점을 받아 1위를 유지했다.

김익성 KMAC 인사조직본부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자리를 지키는 기업들을 보면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각 기업은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두산중공업
정규 MBA수준 자체 경영교육 운영


박지원 사장
박지원 사장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두산중공업은 인사관리에 있어 ‘2G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다.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이루고, 반대로 사업의 성장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규 경영학석사(MBA) 수준의 3년짜리 자체 경영교육 과정을 두고 있으며 엔지니어를 대상으로는 3개월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직원들에게 논리적인 문제 해결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와 인재 선발, 육성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사업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 신세계·이마트
업계 첫 보육시설에 피트니스센터도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이마트는 ‘고객 만족의 시작은 내부 고객인 사원 만족’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유통업체 최초로 이마트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점 등에 임직원과 협력사원을 위한 보육시설을 열었다. 백화점과 이마트 본사에는 각각 300평이 넘는 피트니스 센터를 열어 임직원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4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15년 이상 근속한 임원과 20년 이상 근무한 부장급 사원을 대상으로 임직원이 퇴직하고 난 뒤에도 10년간 자녀의 학자금을 모두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02년 이후 퇴직한 임직원도 소급 지원해 지금까지 68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향후 혜택을 받는 대상을 늘려갈 계획이다.
신세계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와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에 임직원과 협력사원을 위한 보육시설을 열었다. 사진은 부산 센텀시티점의 보육시설. 신세계 제공
신세계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와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에 임직원과 협력사원을 위한 보육시설을 열었다. 사진은 부산 센텀시티점의 보육시설. 신세계 제공
   ■ GS SHOP
미술 세러피-UCC제작 등 이색교육


허태수 대표
허태수 대표
홈쇼핑 분야 1위를 차지한 GS SHOP은 임직원들의 ‘창의력 계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술 감성 창의’를 주제로 전 임직원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이색 교육을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4주 과정으로 진행한다. 지금까지 와인 만들기, 미술 세러피, 초상화 그리기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열렸고 올해 하반기에는 미술 및 클래식 강의, 손수제작물(UCC) 제작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족의 행복이 임직원의 행복’이라는 철학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한다. 입학과 졸업을 앞둔 임직원 자녀에게 대표이사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고, 출산한 임직원에게는 아기 사진을 넣은 액자와 자녀의 성장과정을 담을 수 있는 앨범을 선물한다. 결혼하는 직원을 위해 양가 부모님에게 와인을 선물로 보낸다.  
■ 신한은행
해외 유명 MBA에 年10명씩 참여


서진원 행장
서진원 행장
신한은행은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현지 주재원은 ‘SFA’라는 은행 내 인재 선발 절차를 거쳐 선정해 6개월간 교육한 후 내보내고 있다. 또 세계 유수의 해외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에 매년 10명 정도를 꾸준히 참여시키고 있다. 선발된 직원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런던대 런던비즈니스스쿨, 와세다대 MBA 등에서 공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대, 핀란드 알토대(옛 헬싱키경제대) 등과 연계한 신한은행의 맞춤식 MBA 과정인 ‘신한금융대학원’을 개설해 석사학위 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200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각 분야의 전문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아시아 금융시장의 거점인 홍콩에 신한금융그룹의 금융전문 교육기관인 ‘신한홍콩캠퍼스’를 열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홍콩에 금융전문교육기관인 ‘신한홍콩캠퍼스’를 열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홍콩에 금융전문교육기관인 ‘신한홍콩캠퍼스’를 열었다. 신한은행 제공
   ■ 삼성에버랜드
신입사원이 식당 배정받아 직접 경영


최주현 사장
최주현 사장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창립 47주년 기념식에서 2020년 기업 비전으로 ‘Life Infra Inventor’를 선포했다. 고객에게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는 직원들이 ‘발명가’로서 고객들을 위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 예컨대 신입사원들은 경기 용인시에 있는 에버랜드 내의 식당 하나를 통째로 배정받아 직접 경영하는 방법으로 업무능력을 익힌다.

이 회사는 또 틀에 박힌 형식이 아닌 토크쇼 형식으로 재치 있게 최고경영자(CEO)의 월례사를 전달하기도 하고 부서 간 화합을 위해 사무실 올림픽과 사내 미팅 프로젝트도 연다.  
■ 웅진코웨이
사장-직원 술잔 기울이며 친목도모


홍준기 대표이사
홍준기 대표이사
웅진코웨이는 직원들과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매달 홍준기 사장이 임직원과 술잔을 기울이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 ‘해피 홍의 행복 포차’를 여는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또 신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며 사원들이 사장과 직접 다과를 하며 불만을 털어놓고 개선책을 제안할 수 있는 ‘신기나라 운동본부’도 운영하고 있다.

인재 양성은 주로 직원들의 ‘자기주도형’으로 이루어진다. 직원 3∼5명이 자유롭게 팀을 꾸려 신사업 아이디어를 정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해외연수 일정과 문화체험 일정을 계획하면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발하는 식이다.  
■ 대한항공
年70명 해외파견 지역 전문가 양성

지창훈 총괄사장
지창훈 총괄사장
대한항공은 임직원을 위한 체계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지역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해외 단기파견 제도가 대표적.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자사 지점에 매년 70여 명씩을 1년간 파견하고 현지 언어와 문화를 체험하도록 해 지역 전문가와 지점장 양성에 활용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승진 임원 전원을 대상으로 서울대 경영대와 함께 개발한 맞춤형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강하게 하고, 부장으로 승진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전문지식과 경영 마인드, 탁월한 관리역량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AMS(Airline Manage-ment School) 과정을 운영한다. 매년 10여 명의 핵심인력을 뽑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서울대 등 국내외 유명 대학의 MBA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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