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공모주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 주 하이마트를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GS리테일 등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대어(大魚)급 공모주’들이 줄줄이 상장한다. 하반기엔 그동안 상장을 미뤄오던 대기업 계열사들을 포함해 60∼70개의 공모주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익이 안정적인 데다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신규 기업들은 공모주 청약에 나서 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다만 최근 공모가에 거품이 끼어 있거나 상장 이후 초라한 성적을 내는 새내기주가 많아 공모가와 함께 해당 기업의 실적과 수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6월 말 시총 1조5000억 원대 2개 상장
국내 최대 가전제품 유통기업인 하이마트는 21, 22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에 들어간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9.1%로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4.2%)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자랑한다. 공모 예정가격은 5만9000∼6만7700원으로 최종 공모가가 상단인 6만7000원대에서 결정되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수준으로 유통주 평균 12배나 국내 주요 백화점의 13배보다 높아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공모가가 하단에서 결정된다면 10∼20% 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종합제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1999년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의 항공 관련 부문이 합병해 설립된 회사로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를 독자 개발했으며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T-50 수출계약을 했다. 공모 예정 가격은 1만4000∼1만6000원이며 23, 24일 청약을 받는다. T-50의 미국 수출이 성공하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며 상장 이후 민영화를 위한 매각에 들어가는 것도 호재로 평가받는다. 다만 최근 방산업체 주가가 부진해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 대기업 계열사도 줄줄이 대기
하반기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이 본격화되며 공모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거쳐 다음 달 12일 상장을 계획 중이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코치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직수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브, 지컷 등 국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명품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매출(5832억 원)과 영업이익(448억 원)은 전년보다 각각 33%, 57% 늘었다.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LG실트론과 편의점, 미스터도넛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3분기 상장을 추진 중이며 CJ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CJ헬로비전과 코오롱그룹의 코오롱패션머티리얼도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새내기주 31개 가운데 무려 19개 종목이 13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일으켰던 삼성생명도 현재 공모가(11만 원)보다 낮은 9만 원대를 맴돌고 있다. 공모가에 과도하게 프리미엄이 붙은 종목이 여전히 많고 발 빠른 투자자들이 상장 초기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대위아나 일진머티리얼, 세아특수강 같은 새내기주는 올해 상장 이후 공모가를 40∼130% 이상 웃도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청약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실적이나 성장성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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