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도쿄전력 “말레이시아 원전입찰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지진수습도 안됐는데…’ 여론 의식
新성장동력 삼으려던 日계획 제동

도쿄전력과 간사이(關西)전력 등 일본 기업이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여파로 말레이시아 원자력발전소 입찰을 포기했다고 일본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당초 도쿄전력 등은 말레이시아 원전사업 참여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일본 정부도 1월에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총무상을 말레이시아에 보내 원전사업 협력을 요청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원전 진출에 급제동이 걸렸다. 자국 내 원전사고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으로 원전을 수출한다면 국내외 여론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실제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도 일본의 협력을 얻어 원전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부정적 기류가 강해졌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일본은 최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전 인프라 수출을 성장전략의 주축으로 삼아 공을 들여왔으나 이들 기업의 말레이시아 원전사업 입찰 포기로 원전사업의 외국 진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원전사업에는 미국과 러시아 기업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요르단 정부와 지난해 9월 서명한 원자력협정의 국회 비준도 늦어지고 있다. 일본은 100만 kW급의 원전 2기 건설을 계획한 요르단에 자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게 하려고 원자력협정을 서둘렀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국회 비준이 미뤄진 상태다. 요르단은 원전을 2014년 착공해 2019년에 가동할 계획이어서 일본 국내 사정 때문에 국회 비준이 계속 늦어지면 러시아와 캐나다 등의 경쟁 기업에 낙찰될 수도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망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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