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닙니다. 정치인이 제안하고, 다른 정치인이 묵살하는, 그런 정치적 ‘핫이슈’도 아니지요.”
잉거 앤더슨 세계은행 부총재(사진)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녹색성장은 빈국에서든 부국에서든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할 거대한 흐름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성장이 급부상했다가 사라져버리는 ‘반짝 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앤더슨 부총재는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1’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87년 유엔에 들어간 뒤 1999년 세계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지속가능개발 담당 부총재를 맡고 있다.
“한국은 개발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한 최초의 나라입니다. 보통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자본, 노동, 기술이 있으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자본, 노동, 기술로는 충분히 성장할 수 없으니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앤더슨 부총재는 “한국이 앞으로 녹색성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녹색성장의 경쟁력으로 우수한 기술,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정책을 꼽았다.
“한국이 성장문제를 특별한 방식으로 고민한 만큼 앞으로 세계 국가들에 완벽한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녹색성장 전략을 차별화하는 데 한국이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한국 인재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나타냈다. 앤더슨 부총재는 “세계은행의 지속가능한 개발 부문 부총재인 나에게 직접 보고하는 한국인만 18명”이라며 “(한국인 직원을) 적극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더슨 부총재는 국제기구의 여성 리더로서 특히 한국 여성 인재를 주목했다. “요즘 한국에서 젊은 전문직 여성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개발 분야에도 여성 전문 인력이 진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성은 어머니, 딸, 아내로서 빈곤과 개발 문제를 이해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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