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스페셜]브랜드 구조조정 5大성공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성장성 높은 브랜드 ‘승부’ 걸되
잠재력 높은 브랜드 ‘홀대’ 말라

《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1999년에 보유한 브랜드는 무려 1600여 개였다. 브랜드가 늘면서 거대 기업의 위용을 갖추게 됐지만 부작용도 컸다. 너무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려다 보니 관리비가 급증했다. 미미한 성과를 내는 브랜드도 수두룩했다. 1600여 개 중 1200여 개의 브랜드 매출액을 다 합쳐도 전체 매출의 8%가 될까 말까 했다. 결국 2000년 이 회사는 대대적인 브랜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 결과 1999년 11%였던 영업이익률이 2002년 15%로 개선됐다. 승리에 취한 유니레버는 2003년 들어 구조조정을 멈췄다. 그러자 곧바로 영업이익률과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 성장률도 2002년 5.4%에서 2003년 4% 아래로 떨어졌다. 》
이 사례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 현재 시장 위상이 취약한 브랜드라고 해서 무조건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당시 유니레버는 중장기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브랜드 합리화 기준 마련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단기 성과는 취약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까지 퇴출시키는 우를 범했으며 회사 전체의 중장기 성과가 악화됐다. 이처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합리화는 기업의 중장기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84호(7월 1일자)에 실린 브랜드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한다.

○ 선택과 집중


한꺼번에 너무 많은 브랜드를 강하게 육성하려다 보면 자원이 분산돼 각 브랜드에 충분히 투자할 수 없다. 투자 대상 브랜드와 비(非)투자 대상 브랜드를 명확히 구분해 일부 브랜드만 집중 육성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LG화학의 산업재 사업부(현재 LG하우시스로 분사)는 과거 인테리어 자재인 벽지 창호 바닥재 분야에서 수많은 브랜드를 운영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1차 고객인 인테리어 전문점 점주들조차 제품 브랜드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나마 기억하는 브랜드도 두세 개에 불과했다. 단 하나의 브랜드라도 제대로 각인시켜야겠다고 판단한 LG화학은 2005년 개별 브랜드를 모조리 없애고 통합된 패밀리 브랜드 ‘지인(z:in)’을 내놓았다. 지인은 출시 2년 만인 2007년 최초상기율 22.7%, 보조인지율 73.7%를 각각 기록하며 인테리어 장식자재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 마케팅 투자 여력 고려


얼마나 많은 브랜드를 운영할지는 브랜드 마케팅에 투자할 자금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개별 브랜드를 기준으로 볼 때 각 브랜드가 스스로 마케팅 투자비용을 벌어들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독립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패밀리 브랜드 체계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2009년 기준 국내 차 음료시장은 16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 시장에서 자체 마케팅 투자비 창출력을 가지려면 시장점유율을 최소 20%(320억 원)는 확보해야 한다.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는 현재 광동제약 ‘옥수수 수염차’와 남양유업 ‘17차’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차 음료시장에는 수많은 개별 브랜드가 난립해 있다. 스스로 투자비를 충당할 여력이 없는데도 개별 브랜드 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 브랜드 역량 활용


보유한 브랜드 자산가치가 크다면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핵심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기존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다. 홍삼 진액에서부터 홍삼 성분이 함유된 음료 홍삼젤리 홍삼캔디에 이르기까지 이 회사 제품의 90% 이상이 정관장 브랜드를 달고 있다. 이 밖에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경쟁 우위 요소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유연한 브랜드 체계 구축


시장은 정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한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체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는다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나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 구조와 역량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하위 브랜드(sub-brand) 또는 후광을 받는 브랜드(endorsed brand)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거나 시장 변화에 맞춰 새 브랜드를 추가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역동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부별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에서는 브랜드 투자 의사결정도 사업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내에 있는 전체 브랜드에 대한 전사 차원의 체계적인 진단과 평가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전사적 브랜드 관리 및 모니터링 체계와 조직을 갖추면 더욱 효율적으로 브랜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김동균 비아이티컨설팅 대표 don@consulting-bit.com@@@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4호(2011년 7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M&A ‘승자의 저주’ 피하려면…

▼ Special Report01


인수합병(M&A)을 통해 전보다 성장하는 기업도 있지만 피인수 기업의 본질 가치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해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기업도 많다. 맥킨지 조사 결과, 세계 M&A의 60%가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가치평가에 관한 수많은 방법론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일이 아직까지 벌어질까. 이는 기업들이 피인수 기업의 사업 및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맥킨지의 베테랑 컨설턴트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비교 대상 기업 선정이나 할인율 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대안들도 참고할 만하다.

‘뉴미디어 스나이퍼’ 조심하라

▼ Harvard Business Review


기업들은 좋은 평판을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특정 기업에 반감을 가진 소규모 세력의 공격에 치명적 타격을 입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불만 고객일 수도 있고,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 직원일 수도 있다. 실제 개인이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 하나로 대기업이 심각한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이른바 ‘뉴미디어 스나이퍼’들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명성관리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기업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리는 저격수의 급작스러운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들을 소개했다. 뉴미디어 스나이퍼들의 실제 활동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가 눈길을 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