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은행 예금금리가 저공비행을 하면서 주가지수연동예금(EL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ELD는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주가 변동에 따라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위험 부담 때문에 주식거래를 꺼리는 보수적인 금융소비자에게는 ‘안성맞춤’인 상품. 최근 은행 금리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도 ELD 수익률에는 크게 못 미치므로 앞으로도 ELD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2년 만에 판매액 2배 이상 늘어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총 ELD 판매잔액은 5조7925억 원이었다. 2008년 말 판매잔액 2조5814억 원과 비교하면 3조2111억 원 늘어난 것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만기가 돌아온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간 탓에 2090억 원 줄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은행권의 원화수신액 중 ELD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말 0.36%에서 올해 3월 말 0.63%로 0.27%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면서 ELD가 정기예금 수요를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ELD의 인기비결은 역시 높은 수익률이다. 은행권 금리는 작년까지 계속 떨어지다가 올해 들어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ELD 수익률은 2008년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시중은행 ELD 평균 수익률은 2008년 2.84%로 당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인 5.96%에 훨씬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 3월 말에는 수익률이 7.19%까지 올라 정기예금 금리(3.58%)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상황이다. ○ 코스피200 연계 상품이 대부분
수익을 얻는 기준이 되는 대상으로 보면 코스피200과 연계한 상품이 가장 많다. 3월 말 현재 코스피200 기초 ELD 상품의 판매잔액은 5조1988억 원으로 전체 ELD의 89.8%에 이른다. S&P500, 홍콩 항셍지수,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기초로 한 상품도 있다. 은행들은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줄이기 위해 고객이 알기 쉽고 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큰 지수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 외에 환율에 기초하거나 금과 원유 같은 원자재가격을 바탕으로 한 ELD 상품도 있지만 향후 가격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워 판매 실적이 아주 낮은 편이다.
상품 구조로는 ‘상승형’, ‘만기상환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인 만큼 만기 때 지수가 기준 지수보다 높아야 추가이자를 받는 ‘상승형’이 대세를 이뤘다. 또 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수익률이 확정되는 ‘조기상환형’보다는 만기 때까지 돈을 찾지 못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는 ‘만기상환형’을 찾는 가입자가 훨씬 많았다. ELD 만기는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2년 사이로 구성돼 있지만 1년 만기 상품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ELD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예금상품에 속해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 물론 ELD도 다른 예금상품과 마찬가지로 만기 전에도 찾아 쓸 수 있지만 중도 해지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은행들은 ELD 가입 이후 경과 기간에 따라 2∼4%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 해지 수수료가 큰 만큼 기준이 되는 ‘지수’나 상품 구조를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주가지수연동예금(ELD·Equity Linked Deposit) ::
기준으로 삼은 지수나 주가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 은행에서 판매하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증권사가 판매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비해 안정성이 돋보인다. 다만 중도 해지하면 수수료를 내야 해 원금 손실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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