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 투자에서 국내 제약업계 1위다. 작년에만 총매출액의 14.3%인 825억 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해는 연구개발비 비중을 15%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꾸준한 투자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현재 항암과 바이오 신약 등 총 9개의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제네릭(복제의약품)에서 개량신약으로, 개량신약에서 신약으로 이어지는 R&D전략을 취했다.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제네릭으로 벌어들인 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혁신신약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들은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한미약품은 2013년부터 매년 1∼2개 품목씩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까지 개척한다는 목표다. 2020년까지 신약 20개를 개발하고 글로벌 순위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비전2020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Pan-Her Inhibitor’는 암세포 성장에 보탬을 주는 여러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한다. 내성이 생겨 웬만해서는 기존 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내성 암에 우수한 약효를 보인다는 게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Pan-Her Inhibitor는 국내에서 진행했던 임상 1상시험이 마무리 단계다. 올해 안에는 국내나 해외에서 임상 2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제품은 특히 비소세포 폐암을 없애기 위해 개발 중인데 향후 비소세포 폐암의 세계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고려할 때 판매를 시작하면 매년 약 1조 원의 매출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오라스커버리’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 대신 알약으로 먹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오락솔과 오라테칸에 대한 국내 임상 시험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신약 개발에 나섰다.
이 기술을 적용해 현재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LAPS-Exendin4) △지속형 인성장 호르몬(LAPS-hGH) △지속형 백혈구 감소증 치료제(LAPS-GCSF) △지속형 간염치료제(LAPS-IFNα) △지속형 적혈구 감소증 치료제(LAPS-EPO) 등이 있다.
이 약품들은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하고도 약효가 지속돼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한미약품 측은 “매년 약 2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는 외부에 있는 유망 신약을 발굴하는 개방형 R&D전략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폭 강화한다는 목표다. 최근 미국 카이넥스와 계약한 혁신 항암신약인 KX01은 첫 결실이다. 혈액암과 전립선암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이 약은 미국 현지에서 2상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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