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부품회사와 완제품회사로 분리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부품과 완제품의 내부 장벽을 높여 나가고 있다. 3일 복수의 삼성 최고위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품 부문과 완제품 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만들 사업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단행된 삼성전자의 인사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두 부문의 ‘결별’ 수순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부품 사업을 묶어 DS(디바이드 솔루션) 총괄조직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조직은 부품 부문인 DS총괄과 완제품 부문인 영상디스플레이, 무선, 생활가전사업부 등으로 재편됐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임원은 “글로벌 경쟁에서 삼성전자 부품 부문은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의 공급처가 되는 동시에 삼성전자의 최대 부품 구매고객인 미국 애플의 경쟁회사도 된다”며 “이번 인사로 해외 거래처와의 불편한 관계를 달래는 동시에 각 부문의 자립도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 부문의 분리 작업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직책으로 해외를 다니며 삼성전자로부터 부품을 사 가는 파트너 회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고객의 소리를 최전선에서 듣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부품 경쟁력을 누구보다도 고민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의 또 다른 고위 임원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사장들이 모이면 각 사업부문의 몸집이 너무 커져 빠른 의사결정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분사(分社)의 필요성을 논의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부문별 분사는 여러 주주의 이해관계가 얽힌 오너의 결단이 걸린 사안이라 그 시기를 점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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