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하반기부터 ‘도시형생활주택의 주택 수 기준이 150채 미만에서 300채 미만으로 확대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무엇이고 앞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 늘어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
도시형생활주택이란 도심지역에 300채 미만 규모로 건설하는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작은 주택단지를 말합니다. 채당 크기가 작기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원룸텔, 혹은 고시텔이라고 불리는 고시원과 혼동하기 쉽지만 내용은 약간 다릅니다. 오피스텔은 용도상 업무시설에 포함되고 고시원은 숙박시설인 반면 도시형생활주택은 주택법을 따르는 주거시설입니다. 아파트나 다세대·다가구 같은 주택과도 주차장 기준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컨대 30m² 이하 소형 아파트라면 채당 0.5대 규모의 주차장 면적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반면 도시형 생활주택은 60m²당 1대 규모의 주차장 면적만 갖추면 됩니다. 따라서 15m²의 아파트라면 2채당 1대 규모의 주차장이 필요하지만 15m² 도시형생활주택은 4채 당 1대를 주차할 면적만 있으면 됩니다. 건축주 쪽에서 보면 같은 크기의 공간에 주차장 대신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셈이죠.
정부는 2009년 5월 소형주택 물량 확대를 목적으로 도시형생활주택 관련 법령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좀 더 많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잇달아 내놓았죠. 7월부터 도시형생활주택 규모를 300채 미만으로 늘린 것도 그의 하나입니다.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것은 1, 2인 가구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0년 222만4000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05년 317만1000가구, 2010년 403만9000가구로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노인인구 증가로 1, 2인 가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1, 2인 가구를 위한 도시 내 소형 주택은 매우 부족합니다. 민간 부동산연구소인 도시표준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서울에서만 85m² 이하 소형 주택은 16만9000채, 수도권 전체에서는 36만2000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3년까지는 각각 19만9000채와 44만 채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죠. 이는 최근 나타나는 전월세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소형주택 확대에 주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9년 1688채였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2만여 채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5월까지 인허가 물량이 이미 지난해 1년 치를 넘어섰습니다.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바로 주차장 때문입니다. 일반 주택보다 주차장 기준이 크게 완화돼 향후 주차난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선 지역이 슬럼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중산층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달리 도시형생활주택에는 1, 2인 가구 및 저소득층 주민이 입주해 주변 생활환경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지요.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도시형생활주택 시공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이 들어서면 주변 아파트의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정부 및 도시형생활주택 사업 관계자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의 주 수요층의 자가용 보유율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주차장 문제가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공용주차장을 늘리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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