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집값 전망’ 美정부-민간 논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바닥 쳤다, 사라”… “뭔소리, 더 하락”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 경기지표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숀 도노번 미국 주택도시개발 장관이 “지금이 주택을 매입할 적기”라고 말했다.

반면 민간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시장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어 주택시장 전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택시장의 바닥 탈출은 미국의 경기회복을 좌우하는 중요 요인인 만큼 어느 쪽 전망이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노번 장관은 3일 CNN방송에 출연해 “최근 (집값을 내지 못해 은행에 집이 넘어가는) 주택 압류 비율이 떨어지고 있어 주택시장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지금 미국의 주택 가격은 20∼30년 전에 비해 많이 싼 편”이라며 “지금이 집을 구매하기에 적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의 주택시장이 투자를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이익이 나는 정상적인 시장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는 도노번 장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을 탈출하지 못했다며 주택 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스콧 사이먼 모기지 담당 이사는 최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주택시장은 한 번도 회복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며 주택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고통은 최소한 1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먼 이사는 “주택시장이 취약하기 때문에 개선되기보다 와해되기가 훨씬 쉬운 상황”이라며 “미국 전역에 걸쳐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6∼8%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주택시장 관련 지표들의 움직임을 보면 5월 기존주택 판매는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같은 달 신규주택 판매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미국 20개 대도시 집값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작성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는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4%나 떨어졌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